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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은 외산 DLP의 무덤이 되었을까

[칼럼] | 2021-04-30

외산보안 제품과 국내보안 제품은 태생적으로 개발투자금액이 20~30배 차이 난다.
한국기업이 30억 투자할 때 글로벌기업은 1,000억을 투자해서 개발한다.
따라서 최종 완성도 측면에서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산보안 제품은 생각보다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분야가 DLP(Data Loss Prevention: 데이터 유출방지)이다.

 

10년 전 기세 좋게 국내에 진입했던 외산DLP솔루션은 조금씩 국내시장에서 철수하는 분위기이다.
해당제품을 10년 간 사용한 고객들은
“이제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는 고충을 국내기업에게 토로하기도 한다.
특히 인수합병 후 후유증을 겪고 있는 곳도 간혹 보인다.
라이선스 금액을 올리거나 유지관리금액을 대폭 상향해서
기존 고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도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시장은 고객과 함께 성장한다.
고객이 없으면 시장성장도 불가능하다. 반대로 고객이 있으면 시장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다.
조선, 자동차, 중공업, 전자, 디스플레이, 반도체, 항공우주, 철강, 배터리, 화학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이 발달한 곳은 DLP솔루션이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토양이 된다.

 

글로벌 기업, 외산제품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미국기업이고 미국제품이다.
그러나 미국은 DLP 솔루션 시장수요가 많지 않은 지역이다.

 

미국에는 세계적인 제조기업이 많지 않다.
이에 한국에서 미국 Best Practice를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제조기업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미국 DLP 로드맵을 수정해야 할 지경이다.

 

대부분의 IT솔루션은 미국기업이 다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독일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곳이다. 바로 SAP이다.
SAP는 한 때 오라클을 넘보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지금도 시가총액 150조 이상으로 전세계 솔루션업체 중
상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쾌속순항 중이다.
SAP는 제조업이 발달한 독일에서 탄생했다.
SAP가 세계적인 솔루션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SAP 생산관리솔루션인 ERP의 수요처가 가장 탄탄한 곳이 독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제조업이 크게 발달된 국가는 독일, 한국, 중국, 일본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위와 같은 시장 생태계적 관점에서 볼 때 제조업체의 보안솔루션인 DLP는
오히려 한국에서 시작, 세계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대표적인 솔루션이다.
특히나 한국은 로컬보안기업들이 20여년동안 기술력을 축적해온 바 있다.
분야 상관없이 시장환경만 제대로 주어진다면
3년 내로 외산 제품의 80%는 따라갈 수 있다.
5년이면 기능과 성능분야에서 넘어설 수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R&D 생태계가 잘 구축된 곳은 보안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DLP분야는 10년동안 한국기업이 도전해서 글로벌기업을 밀어내고 있는 대표적인 보안분야이다.
20년 전 시장은 외산기업이 절대강자였다.
한국기업의 한국 솔루션을 검토하면 그 회사 직원과의 친분관계를 의심받곤 했다.
성능, 기능은 부족하지만 ‘저렴한 가격, 고객적합화, 유지관리역량’을 내세워 읍소하기도 했다.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글로벌기업에게 휘둘리지 말고,
10년 이상 기술지원을 꾸준하게 하는 국산제품을 검토하십시오.
핵심기능과 성능에서는 이제 밀리지 않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한 번 시계추가 기울기 시작하면 판세는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다.
국내 DLP 솔루션 업체의 국내 시장 석권은 이제부터 시작되었다.
5년 후에는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글. 소만사 김대환 대표]

 

https://www.dailysecu.com/news/articleView.html?idxno=123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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